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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에밀졸라으 집 찾아가기 등록일 16-03-04 15:34
작성자 유럽산책 조회수 1,938회


에밀졸라의 집 찾아가기...






























파리를 거쳐 르아브르 방향으로 흐르는 세느강변에는 19세기 말엽의 인상파 화가들은 물론, 위고, 플로베르 등 거장들에게 예술혼을 고취시킨 멋진 정취를 자랑하는 마을들이 있다.

이들 마을 중에 에밀 졸라의 집이 있는 메당(Médan)에도 독특한 정서가 스며있다.
메당은 파리에서 약 16Km 떨어진 세느강변에 자리 잡은 아담한 시골마을로, 샤투(Chatou)를 지나 60리 정도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하류지점에 위치한다.
한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리근교에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에밀졸라의 집을 소개한다.

에밀 졸라는 1867년 〈테레즈 라캥〉을 발표하여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났던 때는 10년이 더 흐른 뒤이다.
졸라는 1878년 〈목로주점〉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으며, 이때부터 저작료 수입도 생겨났다.

그러자 파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택을 구입하고 싶은 욕망이 작가에게 찾아들었다. 집을 찾아 돌아다니던 작가의 발걸음은 마침내 메당의 한 오두막집 앞에서 멈춰지는데,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구입하게 되는 유일한 집이 된다.
졸라는 메당의 집을 구입하자 모파상 등 자연주의 문학운동에 참여하던 청년작가들을 초대했다. 19세기말 졸라를 중심으로 형성된 바로 유명한 문학모임인 ‘메당파(Groupe de Médan)’가 된다.

이들은 1880년 4월 단편집 〈메당의 밤〉을 발표했으며, 이를 계기로 〈비곗덩어리〉의 모파상도 스타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졸라는 1년에 8개월은 메당에 머물며 집필에 몰두했고, 추운 겨울철이 되면 파리에 거주하며 소설소제를 위한 방대한 분량의 자료수집에 나섰다.

 메당에서 1878년과 1888년에 걸쳐〈나나〉〈제르미날〉〈대지〉등이 집필되었다.
저작료 수입이 늘어나면서, 졸라는 오두막집을 개조 변경 했고 주변의 토지들도 사들였다. 머지않아 그의 소유지는 세느 강까지 확대된다.

그는 마을 앞 세느 강에 떠있는 작은 섬도 구입하여 별장을 짓고, ‘파라두(le Paradou)’라 이름 짓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메당파’ 문인들과 뱃놀이를 즐기곤 했다.

자연주의 작가들의 모임터, 메당의 집

졸라가 자연주의 사상에 입각하여 철저한 자료수집과 정밀한 관찰을 토대로 〈나나 Nana〉를 구상하고 있던 무렵이다.

아름답고 천사 같은 얼굴 뒤에 타락한 영혼을 숨긴 창부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여주인공 ‘나나’의 인물설정을 위해 실지로 여러 명의 창부를 모델로 삼았다.
그런데 ‘나나’의 이야기를 집필하는 작가에게 딜레마가 하나 있었다. 정작 창부들과의 실전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어느 날 ‘파라두’를 산책하던 졸라의 머릿속으로 의문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창부들에게 지불은 언제 해야 되는 것일까?”
곁에 있던 청년작가 폴 알렉시스가 어리둥절 하자 졸라가 재차 질문을 던졌다.
“창부에게 화대를 지불하는 것은 전일까, 후가 될까?”
바로 이때 파라두에 도착하면서 대화를 듣게 된 모파상이 졸라가 새로 구입한 나룻배를 가리켜 보였다.
“저 배를 ‘나나’라 부르도록 합시다!”
졸라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우리 모두가 앞을 다투어 그 위로 기어올라갈 터이니까요.”
모파상이 던진 농담에 무거운 분위기는 돌연 화기애애해졌다.
감성작가 모파상은 화끈한 음담패설로 점잖기로 소문난 선배작가들까지 환호작약하도록 흥겨운 분위기를 끌어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무렵의 엘리트 작가 그룹은 외설적인 농담을 ‘고상하게’ 교환하면서 정신에 산소를 공급시켰다고 한다.
졸라는 1880년 ‘나나’라는 창녀 이야기를 발표한 이후, 자연주의 대가로서 확고부동한 명성을 구축했다.

졸라가 외설작가로 낙인찍혀 온갖 악평들이 쏟아질수록 저작료는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그만큼 메당의 집 실내장식도 호화로워졌다. 금, 은, 동, 백랍은 물론, 고급 양탄자, 에로틱한 장면이 그려진 일본부채, 세브르 도자기 등 당대 최고가는 장식물들로 실내가 치장되었다.
호화롭게 개조 변경되고 장식된 메당의 집에는 당대의 저명한 인물들인 플로베르, 투르게네프, 도데, 공쿠르, 모네 등 작가, 화가, 예술가들이 초대되었다.

폴 세잔도 1885년 7월까지 이따금씩 졸라의 집에 머물면서 메당의 정취를 화폭에 담았다.

문학 전람실로 개조된 에밀졸라의 집

에밀 졸라를 이야기하자면 물론 폴 세잔을 빼놓을 수 없다. 파리근교에서 태어난 졸라는 4살부터 18살 때까지 남불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서 살았다.

이곳에서 ‘근대회화의 대부’ 폴 세잔과의 우정이 싹텄으며, 훗날 문학과 미술 분야에 각각 혁명을 일으킬 두 소년의 우정은 30년 이상 지속되었다.

졸라가 첫눈에 메당에 반하여 즉석에서 집을 사들였던 것은 풍경이 엑상프로방스와 흡사한 정취를 지녔기 때문이다.
졸라는 마을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지상 6미터 높이의 서재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4, 5장의 글을 집필했다.

〈루공-마카르 총서〉를 낳았던 서재의 벽에는 ‘한 줄의 글을 쓰지 않는 날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라틴어로 적혀진 생활신조가 걸려있다.
졸라는 집의 외부모습에는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내부만은 문학적, 예술적 영혼이 담기도록 무척 신경을 썼다고 한다. 창문, 벽지, 양탄자, 가구들은 물론 중세기로부터 현대예술까지 총 망라한 화폭으로 장식된 실내 분위기에서 작가의 자연주의사상이 담겨 나온다.
현재 ‘졸라의 집’은 문학전람실로 개조되어 방문이 가능하다. 또한 메당 마을과 주변의 세느강변을 산책하다보면 일상의 피로함을 잊게 만드는, 결코 화려하지 않으나 독특하며 낭만적인 정취도 흠뻑 만끽할 수가 있다.

졸라의 집 : 26 rue Pasteur, 78670 Médan
문의전화 : 01 39 75 35 65
방문시간 : 주말과 공휴일 14시-18시30분
대중교통편: 생-라자르 역에서 Mantes 행 기차를 타고 Villennes-sur-Seine에서 내린 후, 약 1,5km정도 산책 삼아 걸으면 된다.  

출처 : [한위클리 / 이병옥 ahpari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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